우아했던가(優雅だ)
내가 당면했던 질문은 ‘떠나야 하는가, 떠나지 말아야 하는가.’ 그 속뜻은 두려움과 안주함이었다. 사람이 나약해지는 시간인 새벽에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나에게 계속 되물었었다. 나로 살아온 나에게 방향성을 제시해 달라고 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비자가 끝나는 날 새벽 동틀 무렵에 마침내 나에게 답을 얻었다. 난 그렇게 생각의 마침표를 찍고 짐을 싸서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가는 길에 본 월드비전 기사에는 “삶이 있는 곳에 희망도 있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일본에서 지낼 때는 혼자 존재함에 있어서, 힘든 날은 숨이 차오르는 나를 이끌고 오르막길을 올랐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오르막길이 아닌 평지였다.
동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다 좋은 순간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