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의 비극적 근대사가 파괴한 우리 여성들의 디아스포라적 삶과 정체성의 위기를 성찰하고 있는 주목할 만한 소설이다. 미군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여성의 사회적 소외와 심리적 고립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중요한 사회문서이자, 탁월한 문화텍스트로 한국문학사에 기록될 것이다. 재미 교포작가 이민진의 《파친코》가 재일동포들의 애환을 서사시적으로 그려냈다면, 이 소설은 한 재미동포 여인의 삶과 죽음을 딸의 시각을 통해 서정시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가 남기고 간 것”은 과연 무엇일까? 다 읽을 때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는 놀라운 흡인력으로, 이 작품은 그 대답을 향해 독자들을 데리고 간다.
김성곤(서울대 명예교수/다트머스대 객원교수/문학평론가)
한국에 있는 가족들로부터 잊혀지고, 새 희망을 품고 이민 온 미국에서도 소외된 삶을 살았던 존재감 없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독자의 뇌리에 깊게 남는 스토리로 탈바꿈 시킨 작가의 데뷔 작품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고 깊은 찬사를 보낸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생활, 엄마와 딸의 심리를 생생히 대조하고 묘사함으로, 그리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한자리에서 끝까지 읽게 만들어 버렸다.
최윤범(재미교포, 럿거스 뉴저지의대 교수)
“소설이든 영화든 좋은 작품이란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갖고 있어야 한다”는 ‘나만의 기준’에 딱 들어맞는 소설을 오랜만에 발견한 기쁨과 흥분이란. 이민자란 특수성과 모녀관계의 보편성을 씨줄과 날줄 삼아 촘촘히 엮은 이 작품의 서사는 탄탄하고 풍요롭다. 정제된 단어와 단정하고 사려깊은 문장 아래에 꾹꾹 눌러담은 서늘한 긴장과 뜨거운 감정을 이 소설에서 엿봤을 때, 내 머릿 속에선 이미 영화 한편이 만들어졌다. 글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닮나보다.
변희원(조선일보 기자)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코리아헤럴드]를 거쳐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2005년부터 사회부 경찰 기자를 거쳐 사회정책부(교육, 복지 담당), 산업부(유통, 부동산 담당)에서 근무했으며 동유럽 특파원을 거쳐 ‘위클리비즈’ 팀에서 해외 유명 기업인과 석학들을 만나 취재했다. 외국 석학과 기업인을 인터뷰한 경험을 살린 경영서 『정반합』(비즈니스 북스, 2015)을 출간했다. 동유럽특파원과 뉴욕특파원을 역임한 뒤 조선일보를 나와 글쓰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반합』은 세계를 움직이는 최정상 기업과 CEO들, 수많은 대가들의 인터뷰에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을 더한 불황과 위기의 시대에도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찾고 사람과 조직을 움직이는 탁월한 전략을 발견한 경영의 지혜를 담고 있다. 불확실성과 혼돈의 시대를 살면서도 위대한 기업들은 경영의 본질을 찾는 ‘정’(正), 역발상의 전략을 구사하는 ‘반’(反), 끊임없이 변화하며 제3의 길을 모색하는 ‘합’(合)의 법칙에 따라 움직였다. 저자는 경영의 최전선을 취재하며 ‘정반합’이라는 인사이트를 추출해냈고, 세계 최고 기업가들과 경제경영 석학들의 뛰어난 직관, 날카로운 전략, 통렬한 해법을 통해 절대 흔들리지 않는 경영의 본질을 강조하고 있다.
질곡의 삶을 산 엄마의 비밀을 찾아 나선 딸의 이야기, 소설 『엄마가 남기고 간 것』(2021)을 썼다. 『삼개주막 기담회』(2021)는 역사 기담소설로, 작가는 현대적인 문장과 스타일을 동원해 이전에 볼 수 없던 감각적인 기담 장르를 만들어냈다. 야사나 사서에서 빌려온 소재가 아니라 작가가 시대상을 배경으로 창작한 소재와 사건이라 더욱 다채롭고 긴장감이 넘친다. 작가는 불가해하고 비현실적인 기담의 속성에서 오히려 현실의 삶을 지탱하는 굳건한 뿌리를 발견하고, 거기 얽힌 복잡한 인간의 내면에서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한다.
후속작으로 가진 게 없는 한 소녀와 희망을 잃은 노인 간의 복수를 다룬 스릴러 소설을 집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