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가 만약 외로울 때면탄수화물이 나를 위로해주지-소설에서, 영화에서, 그림에서그리고 식탁 위에서 후루룩 건져 올린스무 개의 맛있는 이야기들우울할 땐 ‘울면’, 결혼식엔 ‘잔치국수’, 여름을 여는 ‘콩국수’와 ‘중화냉면’과 새까만 밤을 이겨내는 ‘컵라면’까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외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우리에게 일용한 한 끼가 되어준 면식. 이토록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익숙한 그 맛에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서, 조선의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국수 누르는 모양’에서, 엘리자베스 키스의 ‘맷돌을 돌리는 여인들’에서 뽑아낸 스무 개의 면식 이야기들은 오늘 우리의 한 끼를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결국 내가 품고 있는 라면에 얽힌 추억은 맛이나 냄새가 아니라 소리였던 것 같고라면을 끓여주던 그 아주머니에 대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그리움은 결국 사람에 대한 것. 사람과의 부대낌,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밤이다._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이 책의 저자 길정현은 10년째 항공사에 몸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은 성향을 미루어 보아 저자가 가장 먼저 이직하거나 퇴직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갖은 풍파를 헤치고 첫 직장에서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저자는 기록에 특화된 사람이다. 멀고 가까움에 상관없이, 떠났던 모든 걸음과 사유를 기록하고 나눈다. 저마다 일상을 한껏 전시하는 시대에 저자는 자신의 기록을 투명하게 전달한다. 체하지 않는 밥같은 정직함에 매료되어 그의 글을 자꾸만 찾아 읽는 사람이 많다.
이로운 건 소문이 빠른 법이라서 이미 『이탈리아 고작 5일』과 『그리하여 세상의 끝 포르투갈』, 『프로방스 미술 산책』, 『고양이와 함께 티테이블 위 세계 정복』, 『미술과 건축으로 걷다, 스페인』, 『1일 1면식』 여섯 권의 책을 출판 시 장에 성공적으로 내어놓았다. 현재 남편과 돌이 갓 지난 딸, 반려견 요롱이 (닥스훈트, 9세), 반려묘 감자(페르시안, 5세)와 함께 서울에서 살고 있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예술가와 그들 곁의 네 발, 혹은 두 발, 심지어는 무발 친구들에 대한 기록을 찾아 각각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냈다. ‘누가 뭘 길렀더라’ 수준이 아니라 ‘어떤 동물을 길렀는지, 왜 그 동물을 길렀는지, 그래서 마침내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동물이 예술가에게 무엇을 대신하는 존재였는지’ 까지도.
목차
프롤로그_우울할 땐 울면탄수화물이 우리의 두뇌에 미치는 마법칼제비 모범답안보다 더 맛있는라면 소리로 기억되는 맛잔치국수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차오멘 기억 외에 우리를 연결시켜주는 더 큰 힘팟타이 ‘다움’에 대하여냉모밀 변하지 않을 그 밤의 정경과 분위기막국수 말의 생명력과 파급력소면 밥상 공동체를 위한 소박한 위로냉면 그지없이 고담하고 슴슴한 기억의 맛우동 나의 세계는 더 넓어져야 한다콩국수 낯선 맛들에 대한 모험잡채 이토록 번거롭고 정성스러운탄탄면 오리지널리티에 대하여쌀국수 당신을 나의 세계로중화냉면 진정한 여름의 시작을 알리다떡볶이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빨간 맛컵라면 새까만 밤을 이겨내는 눈부신 고단함과 쓸쓸함쿠스쿠스 공복을 채우는 서로에 대한 이해파스타 먹는 것이 바뀌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짜장면 어른 노릇의 버거움에 대하여에필로그_면 대신 면그럼에도 면에 진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