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죽었는데 눈물이 나지 않았다”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 앞에서
자신을 지켜내야 했던 작가의 투쟁기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이후 딸이자 여성, 한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과 혼란스러운 애도의 과정을 다룬다. 저자 사과집은 줄곧 날카로운 시선과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세상을 바라봐온 작가다.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들과 삶을 바라봄에도 유의미한 통찰을 건넬 수 있었다. 하지만 가까운 죽음 앞에서도 그런 냉소가 가능할까.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당도한다. 작가가 10개월간의 긴 해외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것처럼. 장례는 단 3일, 죽음을 실감하기엔 지나치게 짧고, 한 인간이 눈앞의 죽음을 버텨내기엔 긴 시간이다. 작가는 엄마와 여동생을 대신해 장례가 치러지는 3일 동안 모든 것을 도맡았다. 그러나 상주 완장은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인 사촌 오빠가 찼다. 단지 그가 남자라는 이유로. 죽음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으므로,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 오로지 개인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모두의 삶이 공평하지 않은 듯이 애도도 마찬가지다. 작가와 아버지의 관계는 애증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온전한 슬픔’이 가능할까. 우리에게 정말 애도의 자격이 있을까? 많은 이들이 겪고 있을 불안을 작가 사과집이 말한다.
에세이스트와 저널리스트의 경계에서 평생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 자주 소름이 돋아 닭살이 오르는 사람. 그만큼 세상만사에도 분노하는 피부를 갖고 싶다. 분노에서 멈추지 않고, 사랑을 기반으로 연결되는 연립의 삶을 지향한다. 정치학을 전공했으나 업에 대한 고민 없이 연봉만 보고 선택한 대기업에서 3년 만에 퇴사했고, 그 경험을 담아 『공채형 인간』을 썼다. 자아 찾기를 하겠다며 삽질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차별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힘을 싣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선명해져서 언론인이 되기로 결심, 지금은 시사 PD로 일하고 있다.‘사소한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기’의 준말인 ‘사과집’이라는 필명으로 브런치에 글을 연재 중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글쓰기 모임인 ‘마기슬(마감의 기쁨과 슬픔)’과 ‘분노클(분노의 글쓰기 클럽)’을 운영하며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상황에 함께 분노하고 있다.
프롤로그: 이것은 애도가 아니다
1부 더 나은 죽음
아빠가 죽어도 상주 못 서는 딸
화장터에서 조는 사람
애도, 잠들지 않는
비정상적인 장례식
정확한 죽음을 상상하기
2부 우리는 여전히 우리를 모르고
산초 된장찌개를 끓이며
금산으로 가는 징검다리
죽은 자의 짐 정리먹고 사는 일에 관하여
직장에서 죽지 않는 법
100만 원의 슬픔
가부장제에서 탈퇴하는 법
아홉수 우리
전화를 걸지 않는 사람
3부 세 여자의 애도법
향초가 꺼지지 않도록
부고의 장점
결혼식과 장례식 사이
돌아온 나의 산
사연에는 후배가 없다
글루텐 프리 가족
세 모녀, 등산을 시작하다
묫자리는 왜 보러 가요
4부 나의 죽음은 나의 생을 깨운다
미래의 추모공원
사후 가난
내 비밀이 죽고 나서 밝혀진다면
나의 사이버 장례식
죽는 것도 웃길 수 있으니까
빨리 노인이 되고 싶다
비혼의 할머니가 될 것이다
치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삶이라는 이름의 권리
죽음에 대한 사적인 가이드라인
에필로그: 여전한 애도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