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쏘다, 활
활쏘기를 통해 선(禪)을 실천한 독일의 철학자 오이겐 헤리겔과 일본 활쏘기의 명인 아와 겐조가 나눈 일상에서 비범함에 이르는 깨달음의 대화일찍부터 동양의 신비주의 사상과 선사상을 흠모해오던 독일의 신칸트학파 철학자인 오이겐 헤리겔 교수가 일본 궁도의 명인 아와 겐조로부터 6년간 활쏘기를 배우며 선사상을 체득하고, 그 과정에서 일종의 ‘해탈’을 경험한 후 독일로 돌아가 당시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서구적 이성주의 관점에서 궁도를 이해하려는 저자에게 활쏘기란 과녁을 명중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적인 요령을 빨리 체득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스승 아와 겐조는 기술적인 방법들은 전혀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는 시종일관, 활쏘기가 기술을 뛰어넘어 기예가 되어야 하며, 활과 화살은 모두 그것들과 독립해 있는 어떤 것을 얻기 위한 수단이며, 목표 자체가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정이고, 마지막의 결정적인 도약을 위한 보조물이라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