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 산책 in 유럽 : 길 위에서 위로를 받다
첫 번째 여행 에세이를 출간하고, 출판사와의 소소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유럽의 소도시 여행을 해 볼 생각이며 그때엔 카메라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진정한 여행을 하고 싶다.”라고 대답했었다.
카메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건 그저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DSLR 카메라는 부담스러운 무게와 촬영에 대한 강박감으로 인해서 여행을 여행답게 즐기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긴 했지만 여행에서 본 것들을 제법 괜찮은 결과물로 담아 주는 물건이었기에 카메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로부터 약 8개월 후, 가지고 있던 카메라와 렌즈들을 처분했다. 그리고… 드디어 남들처럼 스마트폰 하나 들고 취리히 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 소도시 여행의 시작이었다. 이번 여행은 취리히를 시작으로 프랑스의 알자스 지방과 스위스, 알프스에 인접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그리고 독일의 작은 마을로 이어졌다.
카메라의 유혹에서 벗어나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드디어 여행이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