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비록 내 어깨는 젖고 내 마음은 상처 받더라도
어여쁜 당신에게 바라는 단 하나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세상에서 가장 애절한 바람이 무엇일까.
내 눈으로 볼 수도, 내 손으로 만질 수도 없지만
그 사람만은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내 곁에 있을 때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은 쉽다. 함께 시답지 않은 장난을 치고,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그 모든 시간들이 사랑이니까.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길 안쪽을 내주며 내가 널 아끼고 있노라고 표현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사랑하는 이가 떠나간 이후의 마음은 온전히 일방적인 것이라 쉽지가 않다. 이젠 곁에 없는 사람을
홀로 회상하며 행복을 빌어주기란 여간 마음이 많이 쓰이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 성호승은 이 어려운 일을
매일매일 글을 쓰며 묵묵히도 해왔다. 이제 더 이상 나의 연인은 아닐지 몰라도 그동안 수없이 상처 받은 그녀의
마음에 더 이상의 상처는 생기지 않았으면, 나 없이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녀가 스스로를 소중히 대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작가의 마음에는 아직 다 주지 못한 사랑이 있는 것도 같다.
사랑이 끝난 후의 마음도 그 사랑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감내해야 할 몫이라 여기는 그의 글은
그래서 더 깊고 여운이 길다. 성호승 작가는 누군가와 사랑하고 이별하며 때론 둘이, 때론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사랑과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았다. 덕분에 어떤 연애가 행복한 연애인지, 헤어지고 난 후에 그리워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좋은 사람이 생겼을 때 물러서지 않으려면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등
세상에서 가장 알기 어려운 질문들에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누구도 삶에 치여서, 사랑에 지쳐서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간절한 마음이 충실히 담겨 있는 이 책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가 뜨거운 머리를 식혀주는 해열제도 되고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줄 진통제도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당신을 괴롭게 하는 그 상처에 딱지가 앉아 아문 후에는 어떤 일에도 당신이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