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작은 호수들
『도시의 작은 호수들』은 『삼색골의 작은 호수』에서 시작된 작은 물자리의 이야기를 도심으로 확장한 연작소설이다. 그러나 앞선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도 독립된 이야기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수현시는 해마다 심해지는 폭염과 도심 열섬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낮 동안의 열을 품고, 건물 외벽과 냉방기 실외기는 뜨거운 바람을 내뿜는다. 공원과 벤치는 있지만 너무 뜨거워 앉을 수 없고, 병원과 노인쉼터는 있지만 그곳까지 가는 길이 너무 힘들다. 노인, 장애인, 유모차를 미는 부모, 병원 동행 보호자, 요양보호사와 시민들은 점점 더 여름의 도시 밖으로 밀려난다.
그때 수현시 기후환경과 한지민 주무관은 삼색골의 작은 호수 이야기를 접한다. “나무 곁에 물이 머물 자리를 만든다”는 생각은 도시에서 “사람 곁에 물이 머물 자리를 만든다”는 정책으로 확장된다. 발명가 서도윤은 화분처럼 작고, 화단처럼 가까이 둘 수 있는 조립식 물자리와 미니 둠벙, 초미니 습지를 제안한다. 이 작은 물자리들은 인도 옆, 복지관 앞, 병원 주변, 도서관, 어린이공원, 시장 입구에 놓이며 뜨거운 도시 속 작은 쉼터가 된다.
이 소설은 작은 호수들이 도시를 단번에 시원하게 만드는 마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뜨거운 길 위에서 사람이 잠시 숨을 고르고, 아이가 소금쟁이를 바라보고, 노인이 다시 벤치에 앉고, 휠체어와 유모차가 물빛 곁을 천천히 지나갈 수 있다면, 도시는 조금 더 건강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기후위기 속에서도 도시가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
발명이 행정과 만나고, 행정이 시민 곁으로 다가가며, 작은 물빛이 다시 사람들의 걸음을 불러오는 이야기.
『도시의 작은 호수들』은 뜨거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묻는다.
도시는 사람을 지나가게만 하는 곳인가,
아니면 잠시 쉬어갈 수 있게 품어주는 곳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