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잉여 인간>의 작가 손창섭의 대표작 『유맹』이 30여년 만에 복간되었다. 작가 손창섭의 삶과 사상이 구체적으로 그려진 자전적 소설이자, 동시에 개인으로서의 손창섭과 그를 둘러싼 역사적 상황 및 환경의 관계에 관해 깊은 사유를 펼쳐보이는 문제작. 전후(戰後) 한국문단의 대표적 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다가 1973년경 일본으로 건너간 후 홀연 자취를 감추어버린 작가이기에 30년만에 복간되는 이번 작품의 의미가 남다르다.
이 작품은 1976년 1월 1일부터 1976년 10월 28일까지 모두 252회에 걸쳐 <한국일보>에 연재된 장편소설로, 손창섭이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에 겪은 일들을 소재로 삼았으리라고 짐작될 만한 여러 요소들에 비추어 볼 때 작가의 삶과 고민이 깊이 있게 투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일제 말기에서 해방 공간으로 이어지는 시대에 조선에서 일본으로 이주해 간 최원복 노인과 그의 아내의 이야기를 하나의 축으로 삼고 있는데, 손창섭의 분신이라고 할 만한 나라는 화자 겸 주인공은 그 자신이 관찰자가 되어 최원복 노인 일가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해 나간다. 또한 한편에서는 나의 일본에서의 현재적 삶이, 다른 한편에서는 최원복 노인의 과거와 현재가 각각 하나의 이야기축을 형성하면서 교차전개되는데, 이러한 구성 원리를 통해 독자들은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재일(在日) 한국인들의 깊은 사연을 접하게 된다.
저자소개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앞에는 아름다운 서정을, 뒤에는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두고 끝내 그것을 일치시키는 시인으로 불리는 도종환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충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주성대학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이른바 동인지 문단시대로 불리던 1980년대 초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7년 청산고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사의 길과 시인의 길을 함께 걸어오던 시인은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인해 해직되고 투옥되었으며, 1998년 해직 10년 만에 덕산중학교로 복직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몸이 아파 학교를 그만두고 보은군 내북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시 「어떤 마을」이, 고등학교 문학·국어교과서에 「흔들리며 피는 꽃」 등 여러 편의 시와 산문이 실려 있으며, EBS TV 〈도종환의 책과 함께 하는 세상〉의 진행을 맡기도 하였다. 시노래 모임 〈나팔꽃〉의 동인으로 시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일에 참여해왔다.
제8회 신동엽 창작기금, 제7회 민족예술상, 제2회 KBS 바른 언어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그동안 펴낸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은 누구십니까』,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부드러운 직선』, 『슬픔의 뿌리』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는 『지금은 묻어둔 그리움』, 『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배』,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모과』,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교육에세이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이 있고, 어른을 위한 동화 『바다유리』가 있다.
현재 충북 보은의 흙집에 머물고 있으며, 투병 중임에도 자연 속의 일상에서 얻은 통찰을 시와 산문으로 형상화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의 글과 근황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poem.cbart.org)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