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김재영의 첫 소설집. 2000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에 <또 다른 계절>이 당성되어 등단한 이래, 만 5년간 꾸준하게 발표해온 작품들을 묶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모두 열 편으로, 이 중 성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표제작 <코끼리>는 국내의 현대문학 교수 350면이 뽑은 2005 올해의 문제 소설, 작가들이 뽑은 2005 올해의 좋은 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재영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루어온 작가 중 한명으로 코끼리와 아홉 개의 푸른 쏘냐에 등장하는 러시아, 네팔, 중국, 파키스탄 출신 노동자들은 김재영 작품 속의 인물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출구 없는 막다른 절망과 고통스런 상황 속에 놓여 있다. 새 삶의 기대를 안고 건너왔으나 이 땅은 가혹하기만 하고, 그들이 꿈꾸었던 새 삶의 세계로 통하는 문은 열리지 않는다. 이들은 곳곳에 섬뜩한 이 땅의 폭력을 견디며 무서운 절망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눈길은 연민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