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날의 치자와 오디
<나도 한때 자작나무를 탔다>로 제2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연의 장편소설.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치자와 오디라는 아이디로 만나 내면을 교류하는 두 여성의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치자는 요절한 시인 기형도의 기일인 3월 7일, 시인의 시에서 빌린 내 영혼의 검은 페이지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만든다. 오디는 같은 날,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철야작업 뒤 귀가하던 중 남자들에게 봉변을 당하고 피시방에서 자신의 블로그, 판타스틱 소녀 백서를 업그레이드한다. 둘은 블로그를 통해 차츰 서로의 내면을 공유하는데….
치자와 오디는 번갈아 일인칭 화자가 되어 팍팍하고 버거운 일상의 정황을 고백하듯 들려준다. 작가는 환경과 성격, 외양 등 겉모습은 다르지만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지닌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여성에 대한 사회의 억압과 폭력, 차별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