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않은 편지
내밀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지난날의 자화상
1993년 「실천문학」에 <차임벨을 울릴 때>로 등단한 작가 박형숙이 13년 만에 펴낸 첫 소설집. 19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의 생활상을 소재로 한 중단편 8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자신이 속한 세대의 구성원들이 통과했던 1980년대 중후반의 세태 풍경들, 찬찬한 걸음으로 들여다본 삶의 전경을 이야기 곳곳에 녹여낸다. 표제작 <부치지 않은 편지>는 서울 교외의 산동네 판자촌을 배경으로 운동권 선배와 후배의 사랑이야기를 편지글 형식으로 들려준다.
또한, 대학을 중퇴한 윤경과 운동권학생 출신 노동자 철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별이 지는 둑방>, 운동의 시대가 지나간 후 형제인 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그린 <달빛> 등 네 편의 작품에서 386세대의 운동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밖에 여성적인 욕망에 대한 질문을 담은 <봄밤>, <그리고 다시 눈이 내렸다> 등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