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손님
일상의 권태와 치명적인 탈주 욕망 사이에 선 그들의 이야기
고통에 대한 따스한 시선으로 약자의 삶에 주목해온 작가 서성란의 장편소설. <모두 다 사라지지 않는 달> 이후 3년 만에 내는 두 번째 소설로, 타자에 대한 배려 없이 관계에 집착하는 인물 군상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불완전한 정체성과 혼돈, 일상의 권태와 상처를 그려내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부남 호준은 안온한 일상에 대해 권태와 무기력증을 느끼던 중, 인터넷에서 낯선 여성과 채팅을 즐기다 불륜 관계에 빠지고 만다. 불륜 상대인 오나희를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우유부단한 만남을 지속하는 그는 아내 유경에게 함정에 빠진 자신을 도와달라고 요구한다. 결혼 생활에 아무런 미련도 남아있지 않는 유경은 여행과 도피로 일관하고, 오나희는 호준과 유경 모두에게 불행을 주기 위해 불륜 관계에 더욱 더 집착하는데….
소설의 주인공들은 권태로운 일상을 견디지 못해 변화된 삶을 꿈꾸지만 상대방의 동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출발선에서 관계를 고집하다가 파멸에 이른다. 작가는 타자의 동의와 이해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얼마나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감정이입을 배제한 객관적 시선과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