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 사람들
마술적 상상력으로 재탄생된 서라벌 사람들 이야기!
심윤경 연작소설『서라벌 사람들』. 다섯 개의 이야기가 모자이크화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연작소설이다. 한국인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신라시대 서라벌을 배경으로 하였다. 연제태후, 선덕여왕, 김유신, 무열왕, 원효대사 등 역사 속 유명인들이 등장하지만, 지금껏 들어온 역사 이야기가 아닌 마술적 상상력으로 새롭게 탄생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소설은 떠들썩한 연애를 좋아하고, 별과 짐승으로 점을 치며, 춤과 섹스를 즐긴 서라벌 사람들의 자유분방함을 그리고 있다. 그들에게서 이성으로 본성을 억누르지 않았던 태초의 사회, 제도에 구속받지 않았던 인간 원형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신과 교감하는 연제태후는 기후를 움직이고, 큰 제사에는 성대한 교합제가 뒤따르며, 원효대사는 화려한 헤드스핀으로 흥법회에 모인 대중을 사로잡는다.
계간「실천문학」에 연재될 때 선데이 서라벌이라는 별칭으로 불렸을 정도로 이 소설에는 성에 관한 묘사가 많다. 서라벌 사람들의 토착 종교는 성을 숭배하는 종류였기 때문에, 여기서 성은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의미한다. 또한 이성과 본성, 제도와 욕망, 문명과 자연의 갈등을 대변하며 자유분방한 서라벌 사람들과 금욕적 외래사상의 대결을 보여준다.
☞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새로운 주제와 기법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과감한 생략과 압축, 건너뜀을 통해 긴 여운을 남기며 주인공들의 성격과 카리스마, 고독과 사랑을 보다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서술하였다. 안과 밖, 옛것과 새것, 행복과 고통을 합하고 대립시키는 작가의 글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