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춤이다
시대를 앞선 뜨거움을 지녔던 춤꾼 최승희의 삶!
시인 김선우의 첫 장편소설『나는 춤이다』. 그동안 시집과 산문집을 통해 특유의 유려한 필력을 보여준 김선우가 온몸으로 춤을 살았던 최승희의 삶을 시적이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실존했던 인물 최승희에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낸 최승희를 더해, 시대에 맞선 춤꾼 최승희를 되살려냈다.
작가는 단선적인 서술을 버리고, 과감하고 입체적인 시점과 구성으로 최승희라는 인물을 묘사하였다. 소설의 이야기는 해방 이후 북조선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는 최승희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1인칭과 3인칭의 경계를 넘나들며 최승희의 주변 인물들을 효과적인 지점에 배치하여 시대적ㆍ인간적인 모순까지 담아내고 있다.
이 소설은 춤꾼 최승희의 이야기이면서, 최승희의 여러 모습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린 듯 강인한 여자 최승희, 춤을 위해서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단호해질 수 있고 정치적일 수 있는 최승희, 자신만 아는 지독한 에고이스트 최승희. 그런 그녀를 연민하고, 질투하고, 숭배하는 인물들의 주관적인 시선을 통해 최승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