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자국
장애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려는 소년의 성장기!
장애와 어울려 살아가려는 한 소년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린 조재도의 성장소설『이빨 자국』. 20여 년간 교직에 있었던 교사이자 7권의 시집을 펴낸 시인이기도 한 작가가 이번에는 자신의 가족사를 바탕으로 우리가 마주보지 않았던 장애의 문제를 현실로 이끌어냈다. 소년의 성장일기를 꾸밈없는 문장으로 풀어놓으면서, 성장의 진정한 의미를 짚어본다.
이 소설은 중학교 2학년인 승재의 집과 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승재네 집은 장애아 가정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아버지는 정신지체 장애인인 승재의 형 승운을 골칫덩어리로, 엄마는 한없는 보살핌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 가운데 있는 승재는 형과 소통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는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승운에 대한, 승운이 속한 자신의 가족에 대한 관심을 접지 않는다.
또 다른 공간인 학교에서는 자기 드러내기의 노력이 그려진다. 승재가 속한 특별활동 만두빚어 반의 마인드비전 수업은 아이들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이 된다. 그 중에서도 종민이가 들려주는 고모 이야기는 장애인들의 세계를 또 다른 하나의 세상으로 이해하게 한다. 다른 세상에 사는 그들과 이 세상이 어떻게 어울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종민의 이야기는 승재의 마음에 변화를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