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멀지만
7개월 동안 왔던 길을
되돌아보니 별일도 많았었다
상주를 지나 외진 언덕길을 오를 때 갑자기 심한 심장의 압박과 통증으로 길섶에 주저앉아 상비하고 있던 비상약을 다급하게 먹어 위기를 넘겼던 일, 거대한 덤프트럭이 돌진해 오는 것을 피하려다가 나가떨어져 논두렁에 처박히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아마 순발력이 부족했더라면 그 차량에 깔려 비명횡사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다. 전라도 무주에서 주말농장을 한다는 반건달 같은 농부와 비닐하우스 한쪽 식탁에 마련된 술상에서 몇 순배의 술잔을 돌리다가, 정치 얘기로 비화되면서 그 사람이 휘두르는 쇠스랑에 맞아 하마터면 볼썽사나운 꼴을 당할 뻔한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