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미래
자율주행이 자동차 회사를 사라지게 한다?
자동차 회사들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가 지금 당장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될까? 엄청난 수의 실업자가 생기는 건 기정사실이다. 먼저 버스나 트럭 운전자들이 해고된다. 택시 운전자도 어렵게 딴 택시면허를 반납하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심지어 자동차 회사도 문을 닫는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자율주행차가 완전히 실용화되면, 필요한 자동차 대수가 지금의 5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요가 이 정도로 줄게 되면 자동차 회사들이 과연 몇 개나 살아남을까? 자율주행 기술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지만, 실업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시점이 언제이고,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느냐다.
인공지능 의사, 인공지능 기자, 인공지능 편집자의 등장에 대비하려면
사실 이런 예측을 정확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고 있고, 4차 산업혁명에 곧바로 영향을 받는 직업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위에 언급한 운전직과 의사, 기자, 편집자, 마케터와 같은 직종이다. 나름 전문적인 스킬이나 지식이 필요한 직종이지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침투가 빠르다. 이런 상황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내 밥벌이를 지키거나 다른 밥벌이를 찾으려면 4차 산업혁명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알아야’ 한다는 말을 정확히 해야 한다. 이것을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지식으로 받아들이고 관련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있고 너무 복잡해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이나 지식을 알아둘 필요는 있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면 결코 답을 찾을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우리가 선택한 기술이 만드는 자화상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과 인간과의 관계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예측하면서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기술이 가진 가능성이나 편리함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사용자에게 외면당하면 죽은 기술이 된다. 인간은 기술에 의해 휘둘리는 게 아니라 기술을 선택하는 위치에 있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선택한 기술이 만들어낸 자화상이다. 자율주행차가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의 선택을 받아야만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다. 인공지능 의사나 판사가 아무리 뛰어나도 우리가 선택하지 않는다면 설 자리가 없다. 선택은 인간이 한다. 변화는 생각보다 점진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내일 당장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미래를 알고 싶다면 10년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일어나는 변화를 살펴야 한다. 딱 반걸음만 앞서서 치밀하게 관찰하고 상상하면 우리의 미래도, 밥벌이도 보인다.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전공의 한계에서 벗어난 르네상스적 인간을 꿈꾸며 철학과 역사에 관심을 유지했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홍대 앞을 기웃거리며 음악을 공부하기도 했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실험물리를 전공하며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하고, 과학과 기술 분야에 관한 글을 써왔다. 지은 책으로는 《물리 오디세이》(한길사)가 있고, 지금은 주간지 《시사인》에 과학기술 분야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과학이 우리의 현실에 작동하는 원리를 풀어내고, 기술이 사회에 선택받는 원리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내는 데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프롤로그_기술의 진보를 꼼꼼하게 따져야 하는 이유
I. 불쑥 찾아온 4차 산업혁명
01. 신기술이 당신을 ‘어린 왕자’로 만든다
02. 이미 안전해진 자율주행
03. 인공지능을 만난 헬스케어 시장
04. 4차 산업 기술의 관계도
II. 자율주행
01. 이제는 모두가 탑승자
02. ‘과도기’ 자율주행차의 문제
03. 보험 회사가 위험하다
04. 공유 경제의 가능성
05. 자동차 회사의 걱정
III. 인공지능
01.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을 넘어섰나
02. ‘아이로봇’이 현실에 나타나려면
03. 정말 의사가 사라질까?
04. 인간 의사는 무엇을 하나?
05. 모라벡의 역설
06. ‘인공지능 의사’ 개발사가 그리는 큰 그림
07. 인공지능 의사의 정착 조건
08. 인공지능 주치의 시대의 명암
IV. 빅데이터
01. 구글이 독감 유행을 먼저 안 이유
02. 빅데이터는 사실을 말한다
03. 지적 노동의 위기?
04. ‘예언자’ 빅데이터
05. 정밀한 수요 예측의 시대
06. 빅데이터 독점 시대
07. 정보 독점의 디스토피아
V. 사물인터넷
01. 모든 정보의 연결고리, 사물인터넷
02. 사물인터넷이 왜 필요하죠?
03. 제조업의 이상향, 스마트팩토리
04. 도시에 채색된 사물인터넷
05. 전력망과 사물인터넷의 결합, 스마트그리드
VI. 블록체인
01. 블록체인이 뭐죠?
02. 완전무결한 보안, 보증이 필요 없는 거래
03. 블록체인의 미래: 엄청난 자원과 맞바꾸는 보안
에필로그_변화에 스트레스를 받는 그대에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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