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밥상과 책상 사이

밥상과 책상 사이

저자
윤일현 저
출판사
학이사(이상사)
출판일
2019-05-10
등록일
2019-08-0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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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1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서울에서 공부하던 둘째 아이가 어느 날 집에 와서 아내에게 말했다. “논어 선생님이 ‘어머니께서 너희 남매를 키울 때 다른 엄마와 가장 달랐던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셨는데, 한참 생각해봐도 별다른 것이 없어서 ‘우리 엄마는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라고 답했어요. 엄마 내 말 맞나요?” 아이 엄마는 “네가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렇겠지”라고 답했다. 그 젊은 선생님은 초·중학생을 둔 학부모여서, 두 아이를 명문대 의대와 경제학과에 보낸 엄마에게 어떤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3대가 함께 살았던 우리 집은 아이 말대로 먹는데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아이들은 식사할 때 늘 조부모의 시중을 들었고, 할머니는 아이들을 각별하게 챙겼다. 생선 반찬이 나오면 언제나 손자 손녀를 위해 뼈를 발라주셨다. 할머니는 잔가시를 뽑아내면서 옛날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아이들은 조부모가 섭섭해할까봐 식사를 마친 후에도 밥상에서 한참 공부하다가 자기 방으로 들어가곤 했다. 할머니는 시계를 보고 아이들 방에 들어가서 “아이고 내 새끼 장하다.”며 어깨를 두드려 주고 간식을 먹이곤 하셨다. 우리 집은 밥상이 책상이고, 책상이 밥상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집에 오는 날이면 지금도 아내는 정성껏 밥상을 차린다. 아이들은 엄마의 밥상이 최고라고 말하며 늘 감탄한다. 둘째는 생선 반찬이 나오면 엄마에게 뼈를 발라달라고 한다. 잔가시를 뽑아내면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관심사를 주고받는다.
밥상은 단순히 밥그릇을 올리는 가구가 아니다. 밥상과 밥상머리는 어제와 오늘, 내일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밥상머리에서 우리는 과거라는 샘에 보존되어 있는 삶의 지혜와 아름다운 서정의 맑은 물을 퍼 올려 오늘이라는 나무가 잘 자라도록 영양분을 공급한다. 오늘의 나무에 열리는 내일이라는 열매가 알차게 영그는데 필요한 따뜻한 격려의 말과 세상의 풍파에 맞설 자존감은 밥상머리에서 만들어진다.
밥상이 행복해야 책상이 즐겁다. 책상에서 맛보는 지적 희열은 밥상을 천국의 만찬장으로 만들 수 있다. 행복한 자녀교육과 화목한 가정을 위해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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