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객지로 나갔다가 중년이 되어 귀향할 때 나는 자본주의 전장의 패잔병이나 다름없었다.
실의에 빠진 나는 고향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홀로 술이나 마시고 있었는데, 이때 내 눈에 띈 것이 남의 밭에 있는 쑥갓꽃과 상추꽃이었다.
채소꽃들이 하 예뻐서 직접 텃밭을 일구기 시작했고, 차츰 기운을 되찾아 오래전에 중단한 시를 다시 쓰게 되었고, 마침내 시집을 내게 되었다.
저자소개
1955년 전남 함평 출생. 초등학교 6학년 1학기를 마치고 객지로 나와 여러 공장에 다니다 고기잡이 배를 탔고, 하선한 뒤에는 막노동을 하면서 문학을 공부했다. 시집 『나 홀로 시골살이』 출간 장편소설 『바다 아리랑』 출간 장편소설 『자장면으로 맺은 인연』 출간 짧은 소설 『그래서 사는 사람들』 출간
목차
004 시집을 내면서
008 시골살이 010 자연 정원 011 똥간에 앉아 012 개구리 014 민들레 016 배추 018 무 019 마늘 020 강낭콩 022 벼가 고개 숙인 까닭 023 묵정밭 024 감자 025 고구마 026 가난한 동네 028 나는 몰랐다 029 촌 동네 빈집 031 주름살 032 참취 034 심봤다 036 고사리 꺾기 038 양파 040 밤나무 041 빗물 042 방울토마토 043 가지 046 오이 048 채소꽃 050 옥수수 053 겨울 양파밭 055 풋고추 057 들깨 058 검정콩 059 호박 061 상추 062 쑥갓 063 합숙소 풍경 066 뜨내기의 겨울 067 술 069 작업복 빨래 071 인부 구별법 073 나는 망치 075 먼 현장 078 막노동자의 예금통장 079 쉬고 싶어도 080 딱새 082 애자 083 무제 霧堤 084 에어컨 085 유리 벽 086 사금파리 087 도토리나무 089 번개탄 091 먹방 093 담 095 고단한 잠 097 소통 098 바지를 꿰매며 099 텔레비전 뉴스 100 개보다 못한 103 전화기 104 독을 알기까지는 106 물 108 하늘 아래 옥탑방(장시) 142 촌 동네 어느 일가(장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