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떠나는 문학관 여행
38곳 문학관에서 44명의 작가를 만나다!
젊어서는 직장일 때문에, 결혼하면서는 아이를 낳아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때문에 잠시 자신을 뒷전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주부이며 아줌마다.
이 책은 보통의 아줌마 작가가 꿈꾸어 오던 ‘전국 여행’과 ‘문학관 탐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일 년 동안 문학관을 탐방하며 기록한 문학관 여행기다. 작가는 오래 전부터 꿈꾸어 온 전국을 여행하고 싶은 바람을 쉬이 이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선 가까운 문학관들을 중심으로 여행해보리라 계획을 세우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문학관 주소와 지도를 들여다보며 혼자서 움직일 수 있는 곳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가까운 곳부터 스마트폰 지도 앱을 이용하여 뚜벅이로 다니다 보니 대중교통으로는 불편한 곳이 많았고, 외진 곳은 엄두도 못 냈다. 어느 날, 남편에게 넌지시 운을 띄웠더니 흔쾌히 응해주었다. 남편과 함께 강원도 일대를 누비고 다녔고, 또 하루해가 긴 봄에는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를 돌았다. 우리나라 산야가 가장 아름다운 때, 근·현대작가들의 숨결을 따라 여행하며 무척 행복했다. 틈날 때마다 열차나 고속버스로도 문학관을 찾았다. 매달 고향 가는 길에 들렀던 곳들과 일 년 동안 모두 38곳의 문학관에서 44명의 작가를 만났다.
1897년생 한용운 시인에서부터 1947년생 최명희 작가에 이르기까지, 작고한 작가들의 고향에 마련된 문학관을 중심으로 탐방하며 작가의 삶과 문학을 담았고, 걸출한 문인이 배출될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강산도 담았다. 근·현대문학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서울, 경기, 충청, 강원, 전라, 경상까지 지역별, 작가출생 연도순으로 정리하였다. 작가 연대표와 함께 관련된 일화도 조금씩 넣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이 책이 문학의 향기를 찾아 언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어주고, 누군가에게 문학의 싹을 틔워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는 보람이 될 것이다.
알고 떠나면 볼거리가 두 배, 감동도 두 배!
작가가 찾은 문학관은 우선 우리 문학사에 한 획을 긋거나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라 친근하다. 알고는 있었지만 속속들이는 몰랐던, 그래서 조금 더 알고 보면 더 정이 가고 마음에 담게 될 작가들이라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여행은 무조건 유명한 곳, 알려진 곳을 찾는다고 기억에 남거나 유익하지는 않다. 여행은 누구와 함께, 어떤 목적으로, 어느 정도 알고 떠나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특히 문학관 탐방은 미리 그 작가의 삶을 조금은 들여다보고 어떻게 그런 작품이 나왔는지, 작가의 삶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고 떠난다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이 함께 떠날 만한 여행지로 꼭 추천할 만한 곳이 문학관이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지로 문학관 탐방이야말로 가족 간 여행의 추억에 더하여 살아 있는 공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문학관은 저마다 다양한 형태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공사 중이거나 문이 굳게 닫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린 적도 있지만, 지자체마다 고장의 자랑인 작가를 부각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했고, 자극도 받아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머리말> 중에서
‘이육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수감번호 264다. 감옥생활을 자주 했다는 것은 문학관을 방문하고서야 알았고, 여고시절에 배웠던 주옥같은 시들을 암송하며 절개 있는 애국자라 더 존경심을 가졌던 시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만든 쇠창살 안에 당시의 흑백사진들이 있다. ‘수감번호 264, 이원록’을 보니 가슴이 저민다. 호를 수감번호로 사용했다니…….
-<이육사 문학관> 중에서
나무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윤동주 시인이 하숙했다는 누상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청년 윤동주는 이곳을 산책하며 하늘과 바람과 별을 만난 것일까. 시공을 뛰어넘어 아스라이 먼 역사의 뒤안길로 돌아가 1945년 2월 16일, 29세의 짧은 생을 살다 낯선 일본의 감옥에서 운명했던 그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윤동주 문학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