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고 받는 소녀와 나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는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입니다. 저는 사랑의 모습을 아주 단순하고, 쉽고, 명쾌하게 보여준 이 책을 매우 좋아하며, 그 작가 쉘 실버스타인을 존경합니다. 그렇게 쉽고 단순하게 만든다는 것은 사실 아주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렇지만 저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무언가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나무가 주는 아낌없는 사랑을 받은 저 소년은 왜 변화하지 않는 것일까? 왜 성장하지 않는 것일가?, 왜 계속 받기만 할까?’라는 질문이 계속해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그 답은 제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줄 수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누군가의 모습을 그려내야 겠다고...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역량은 자신을 이겨야 하는 과정을 겪어낼 때 얻어집니다. 무언가를 참아내고, 악에 맞서 싸우고,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때, 그리고 용서를 받을 때에... 그러한 역량이 우리 안에 쌓여져 나갑니다.
마태복음 13장 3~8절, 마가복음 4장 3~8절, 누가복음 8장 5~7절에서 예수님은 씨뿌리는 자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거기에는 딱딱한 땅, 돌 밭, 가시덤불의 세가지 예가 나옵니다. 각각의 예는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 핍박을 견디지 못하는 자, 유혹에 넘어지는 자들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들어도 변화하지 못하고, 성장하지 못하고, 열매맺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저 비유를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비유를 다시 생각해 볼 때에 사람은 말씀을 이해하고, 핍박을 견디며,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단계로 성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짧은 이야기에서 이 세가지 단계를 겪어내며 성장하는 한 소녀를 그려보았습니다. 우선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혜는 우리가 잘못하거나 실수 했을 때, 그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변화하려 노력할 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녀가 나무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과정에서 몰랐던 사실을 깨달아 알게 되어가는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소녀가 사랑하는 나무를 위해 흉측하고 징그러운 벌레를 무서워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고 싸우는 모습으로 핍박을 견디어 내는 모습을 표현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무꾼의 사악한 제안을 떨쳐 내는 소녀의 모습으로 유혹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모든 성장단계를 거쳐낸 소녀에게는 더 큰 축복과 사명이 도래하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을 쓰면서, 될 수 있으면 제가 존경하는 작가들인 쉘 실버스타인, 트리나 폴리스(꽃들에게 희망을), 장 지오노(나무를 심은 사람)처럼 단순하고 쉽지만, 주제를 확실히 전달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림은 제가 어렸을 적부터 가장 좋아하는 화가인 저의 누나가 맡았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책 속의 그림들은 종이를 잘라 붙이는 꼴라주 형식으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저의 누나의 작품은 보통 밝고 화사하고 다채로운 색깔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점은 아마도 저희 누나의 영혼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랑으로 충만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나의 작품들을 책에 담기 위하여 박희수 사진작가님이 사진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는 꼴라주 작품의 종이 질감이 드러날 수 있는 사진기법을 활용하여 사진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사랑과 성장의 모든 모습을 그려낼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은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그것을 보여주셨고, 지금까지 해오셨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랑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저와 누나가 이 이야기를 쓰고 그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GG(Growing Girl)를 만나는 모든 독자들이 받을 수도 있고, 줄 수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물론 저 자신도 GG 처럼 성장해 나가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