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지옥
전세 사기를 당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세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다!
2021.07.05~2023.10.02
전세 사기 피해자가 2년 넘게 발로 뛰어 써내려간 820일의 기록
“수원 ‘빌라의 신’ 피해액 120억 원으로 늘어”, “수원發 전세포비아 재확산”, “전세 사기 피해자 5명 중 3명 막다른 골목”, “빌라 왕 사태 1년 만에 결혼·출산은 사치”……. 포털사이트에서 ‘전세’라고 검색하면 하루가 멀다고 전세 사기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지난해부터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전세 사기 범죄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정부의 구제책과 특별법도 소용이 없다. 최근 수원에서 터진 전세 사기 범죄는 2023년 10월 16일을 기준으로 400명 넘는 피해자가 몰렸다.
무려 50년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온 법과 제도가 어쩜 이렇게 허술하냐는 국민적 공분이 들끓는 와중에, 주목해야 할 신간이 출간되었다. 《전세지옥: 91년생 청년의 전세 사기 일지》는 파일럿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착실히 살아가던 한 청년이 하루아침에 전세 사기로 전 재산을 잃은 뒤 시청, 법원, 경찰서, HUG, 주거복지재단을 쫓아다니며 써내려간 820일의 기록을 담았다. 사기 범죄는 바보들이나 당하는 줄 알았던, 그래서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던 저자가 자신의 인생에 벌어진 일을 처절하리만치 솔직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현 시대에 대한 고발문이자 투쟁 기록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 책은 2020~2021년 당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인천 미추홀구와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로 손꼽혔던 천안 지역 피해자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르포르타주의 성격도 지닌다.
저자가 버텨온 820일은 한 번이라도 전세로 살아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하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과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피해자들에게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전세를 얻어야 하는 이들에게는 자신과 똑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본인이 했던 실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지금 어떤 집에서 살고 있든, 누구나 이 책을 통해 전세 제도의 심각한 맹점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 1991년 태어나 경제학을 공부했다. 어린 시절부터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간절한 장래희망은 파일럿이다. 파일럿 훈련비를 모으기 위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착실히 돈을 모았고, 월세 30만 원을 아끼려고 2020년 7월 청년버팀목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천안시 두정동에 첫 전셋집을 마련했다. 생애 첫 대출이자 목돈을 쓰는 일이니만큼, 부모님과 부동산 공인중개사인 큰아버지에게 문의하며 신중을 기했다. 1년 뒤, 해외취업 프로그램의 면접을 치르고 귀가했다가 경매 통보서를 받으면서 같은 건물 세입자 40여 명과 함께 전세 사기 피해자가 되었고, 나흘 뒤 해당 프로그램에 최종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헝가리에서 1년여 기간 동안 근무한 뒤 귀국했다. 이후 전세금을 반환받기 위해 법원, 시청, 경찰서, 주택도시보증공사, 주거복지재단 등에 수차례 문의하고 쫓아다녔으나, 끝내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게 되었다. 만 34세까지만 지원할 수 있는 파일럿 훈련을 받기 위해 지금은 원양상선 승선 훈련 수료 후 승선 대기 중에 있다. 바다에서 돈을 벌어 하늘을 날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한다. 이 책은 그 시간들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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