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나
“이 행성에서는 지구에서 해결할 수 없던 문제를 가뿐히 초월하기를”
* 심채경 천문학자, 윤고은 소설가 추천
* 배명훈이 선보이는 국내 최초 화성 이주 연작소설
“‘배명훈 SF’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정소연 소설가), “자신이 무엇을 쓰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SF평론가 심완선), 2020년대 한국 SF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작가 배명훈이 국내 최초로 화성 이주를 주제로 삼은 연작소설집 『화성과 나』(래빗홀, 2023)를 선보인다. 데뷔 이래 지난 18년간 『타워』 『안녕, 인공존재!』 『미래과거시제』 등 수많은 화제작을 내놓았던 그가 이번에는 붉은 사막 행성을 무대로 새로운 문명 건설을 위해 최선의 제도와 관계를 찾아가는 신인류 화성인에 관한 여섯 편의 연작소설을 묶어냈다. 깻잎 대신 셀러리를 들여온다던 온실 책임자를 우발적으로 살인한 사건, 지구-화성 간 통신 시차로 어려움에 빠지는 원거리 연애, 어느 날 대책 없이 빠져들게 된 간장게장을 향한 향수 등 배명훈 특유의 지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설정들이 돋보이는 이야기들이 담겼다.
가진 것도, 먹을 것도 없는 불모의 땅에서 시작하지만, 기후 위기나 무분별한 개발 등에 속수무책이던 지구에서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행성 단위의 통치제도를 모색하는 신인류. 지구 문명과 힘의 균형을 맞춰가며 번번이 낯선 문제들에 좌절하다가도 “무슨 일을 겪어도 화성인은 반드시 회복”(〈붉은 행성의 방식〉, p. 43)한다는 정신으로 다시 한번 일어서보는 이들이 바로 화성 사람들이다. 더 나아질 내일을 위한 기대를 안고 각자의 양심과 신념으로 매일을 버티며 서로를 돕고 구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도 고향 행성의 오래된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대학문학상’을 받았고 2005년 「스마트D」로 SF 공모전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3인 공동 창작집 『누군가를 만났어』를 비롯해 『판타스틱』 등에 단편을 수록한 바 있다. 2010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주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로 평가받으며 한국문학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젊은 작가들 가운데 가장 행보가 주목되는 작가로서, 연작소설 『타워』는 그의 첫 소설집이다. 2010년에는 『안녕, 인공존재!』를 펴냈다. 『총통각하』(2012), 『예술과 중력 가속도』, 장편소설 『신의 궤도』(2011), 『은닉』(2012), 『맛집폭격』 『첫숨』 『고고심령학자』, 『빙글빙글 우주군』, SF동화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2011), 중편소설 『가마틀 스타일』 『청혼』, 단편 단행본 「춤추는 사신」, 「푸른파 피망」, 에세이 『SF 작가입니다』 등을 출간했다.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하였는데,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수요 곡선의 수호자」를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