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채소처럼 푸르다
그런데 말이야 벚꽃이 지고 나서
적막한 가슴을 누르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흐르잖아
그런데 있잖아 활짝 핀 목련꽃을 보고
하늘의 별이 생각나잖아
나는 울고 싶었어 아버지도 생각나고
어머니도 보고 싶었지
그래서 글 한 줄 올렸는데
철쭉꽃은 장난치며 웃고 있잖아
그래서 말인데 아내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내 나이가 스물 넷인데 백암산 계곡에서
국토방위 섰었지
황홀하게 빛나던 날을 추억하기 위해
촛불 하나 켜 두고 싶었지
간절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눈물 한 방울 흘리고 싶었지
솔직하게 말해서
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 ‘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