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돈키호테 1 (1/6)

돈키호테 1 (1/6)

저자
미겔 데 세르반데스 저
출판사
복두출판사
출판일
2026-05-22
등록일
2026-07-08
파일포맷
PDF
파일크기
993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웹뷰어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1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게으른 독자여, 맹세까지 안 해도 알겠지만, 이 책은 내 머리에서 태어난 자식이다. 당연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쾌하고, 기발한 책이길 바랐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자연의 법칙은 모든 것이 자신을 닮은 것을 낳는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이 메마르고 거친, 재치라곤 쥐뿔도 없는 내 머리가 낳을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온갖 뒤죽박죽한 생각으로 가득 찬, 겉만 번지르르한 이야기뿐이다. 마치 온갖 비참함과 슬픔이 깃든 감옥에서 태어난 것과 다를 바 없다.
고요한 평화, 즐거운 은둔, 유쾌한 들판, 맑은 하늘, 속삭이듯 흐르는 시냇물, 마음의 안식. 이런 것들은 아무리 메마른 뮤즈라도 풍요롭게 만들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작품을 탄생시키는 힘이 된다. 가끔 아버지가 못생기고 촌스러운 아들을 낳으면, 사랑에 눈이 멀어 아이의 단점을 보지 못하거나 오히려 그걸 재능이라 착각하며 친구들에게 ‘우리 애 진짜 센스 있지 않아?’하고 자랑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비록 아버지라 할지라도, ??돈키호테??에게는 의붓아버지에 불과하므로 그런 뻔뻔한 짓을 할 생각은 없다. 다른 작가들처럼 눈물 글썽이며 ‘사랑하는 독자여, 제 아이의 결점을 용서해 주세요’라고 간청할 마음도 전혀 없다.
당신은 이 책의 친척도 친구도 아니다. 당신의 영혼은 오롯이 당신의 것이고, 당신의 의지는 그 누구 못지않게 자유롭다. 당신은 자신의 집 안에 있으며, 국왕이 세금에 대해 그러하듯 그 집의 주인이다. ‘내 망토 아래에서는 왕도 죽인다’는 속담, 알지 않은가. 이 모든 것이 당신을 모든 의무에서 풀어주니, 당신은 이 이야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을 수 있다. 욕해도, 칭찬해도 상관없다.
내 바람은 단 하나다. 이 책을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당신에게 보여주는 것. 서문이나 다른 책 앞에 흔히 붙는 셀 수 없이 많은 찬사와 경구는 한 줄도 넣지 않았다. 솔직히 이 책을 쓰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이 서문을 짓는 일이 훨씬 더 고역이었다. 몇 번이고 펜을 들었다가,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다시 내려놓았다.
어느 날, 종이를 앞에 두고 귀에 펜을 꽂은 채 팔꿈치를 책상에 기대고 뺨을 손으로 괸 채 멍하니 궁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활기차고 영리한 친구가 불쑥 들어왔다. 내가 왜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앉아 있냐고 묻기에, ??돈키호테?? 서문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너무 괴로워 아예 서문을 때려치우고, 이 기사 모험담 자체를 세상에 내놓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나는 친구의 말을 깊은 침묵 속에서 들었다. 그의 조언은 내 마음에 깊이 새겨졌고, 굳이 반박하지 않고 그 타당함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서문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친절한 독자여, 이 서문에서 당신은 내 친구의 분별 있는 생각, 딱 필요한 순간에 그런 조언자를 만난 나의 행운, 그리고 아무것도 보태거나 바꾸지 않은 채 라만차의 돈키호테 이야기를 듣게 된 당신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 돈키호테는 캄포 데 몬티엘 일대의 모든 주민에게 오랜 세월 가장 순결한 모두의 연인이자, 가장 용감한 기사로 통했다. 나는 이토록 유명한 기사를 당신에게 알리는 데 있어 내 공을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다만 그의 이름난 종자 산초 판사를 알게 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고마워해 주길 바란다.
내 생각에, 나는 허황된 기사도, 소설 속에 흩어져 있던 모든 종자들의 유머도 한데 모아 당신에게 내놓은 셈이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건강을 주시고, 나를 잊지 마시기를 바란다. 잘 가시오.

저자 씀

QUICKSERVIC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