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하늘에서 빛나야 아름답고, 당신은 내 안에서 빛나야 아름답습니다
‘그대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
그대가 있는 곳은
삶들이 만발하는 이 세상 위
내 가슴에 잠들어 있는 사랑
머릿속에서 나오는 꽉 막힌 무언의 말들로
날 설득시키지 아니하는
꾸밈없는 마음
거짓 없는 진실함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그대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
― e시집 『별은 하늘에서 빛나야 아름답고, 당신은 내 안에서 빛나야 아름답습니다』 중에서
이세혁, 그는 시인이면서 동시에 작가이자 소설가이도 하다. 하지만 그는 시인이라는 말을 더 듣기 좋아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스물셋이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시인으로 먼저 데뷔했기 때문일 것이다.
스물세 살의 청년 시인이던 그는 같은 해에 두 권의 시집을 연이어 세상에 내놓았다. 첫 시집 『참으로 건방진 사랑의 그대』(2001)와 두 번째 시집 『털 없는 원숭이의 비가(悲歌)』(2001)가 바로 그것들이다.
첫 시집은 그의 남다른 감성과 성숙한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시편들을 담아냈고, 두 번째 시집은 출간 즉시 단숨에 베스트셀러 1위까지 등극했다. 두 번째 시집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시인 또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첫 시집이 두 번째 시집과 시인 자신의 존재에 가려져 사람들과의 눈길 한 번, 인사 한 번 제대로 하지 못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그런 그의 첫 시집이 15년 전 그 시편들 그대로 e시집으로 재출간되었다. 제목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그대로인 15년 전 처녀 출간된 상태의 시편들이다.
시인 이세혁, 그는 말한다.
“이미 발표되었던 스무 살 시절의 시편들을 고친다는 것은, 15년이나 지난 지금의 제가 그 일을 한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e시집을 개정판으로 재출간해야 하는지 잠시 고민해봤지만, 지금의 제가 그때의 저에게 때를 묻히게 되는 건 아닐까 내내 조심스러웠습니다. 총 91편의 시가 실린 처녀 출간된 시집에서 ‘그대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를 포함해 총 70편의 시편들을 추려 실었습니다. 현 한글 맞춤법에 의거, 약간의 교정 및 교열만 보았을 뿐, 결국 단 한 글자도 고치거나 수정하지 않은 채 e시집을 재출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스무 살 시절,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어쩌면 지금의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니면 혹시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단 한 줄의 시를 읊조려보세요.”
― ‘별은 하늘에서 빛나야 아름답고,
당신은 내 안에서 빛나야 아름답습니다’ 라고….
이 시의 전문(全文)은 그의 첫 소설 『고장난 가슴에 불꽃이 된 너』의 마지막 장면에 실려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