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소설은 한국문학에서 최초 추리소설의 계보라고 할 수 있는 소설가 김내성의 ‘추리 판타지 스릴러 작품’으로 일제 강점기에 연이어 발표한 작품 중에서 여타 추리작만큼이나 내세울 수 있는 작품이며, 시작부터 말미까지 재미와 함께 손에 담을 쥐는 스토리 전개에서 치밀한 구성은 추리소설의 기본에 충실한 작품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상시인(狂想詩人)’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에 발표했던 유작 소설 중에서 단편적이지만 지금의 소설들과도 손색없는 구성과 트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상시인은 그동안 묻어두었던 소설로 지금에서 처음으로 출간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플롯은 잔잔한듯하지만 단 전반부에서는 애정소설의 성격도 보이는 듯도 하나 그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며 아름다움도 있지만, 전개의 담겨진 내용은 오금을 조여드는 긴장감과 공포가 온몸 전체를 파고드는 긴장의 마음을 연속적으로 늦출 수 없도록 끝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전체의 주제는 ‘사랑하는 한 여인에 대한 과도한 사랑과 애정이 부른 질투와 시기심이 복수를 통해서 결국 본능적 충동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미스테리를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저자소개
1909년 평안남도 대동大同에서 태어났다. 평양 공립 고등 보통학교를 마친 뒤 일본에 유학하여 와세다 대학早稻田大學 법학부 독법학과獨法學科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추리 소설 전문지에 단편소설과 평론을 발표하여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35년 일본 추리소설 잡지 《프로필》에 단편 「타원형의 거울」·「탐정소설가의 살인」이, 일본 대중잡지 《모던일본》에 「연문기담」이 잇달아 당선되어 화제를 모으며 문단에 진출했다.
귀국 후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 전문 작가로 활약하면서 『백가면』과 『황금 굴』 등의 소년 모험 소설과 본격적인 추리소설 분야를 개척했다. 특히 1939년 장편 연재소설 『마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추리소설 전문 작가로서 독보적인 자리를 굳히며 명성을 날렸다. 그 밖에도 이든 필포츠의 대표작 『홍두 레드메인 일가』를 번역하여 출간했으며, 장편소설 『태풍』을 발표했다. 『마인』과 『태풍』에서 선보인 주인공 ‘유불란’은 한국의 명탐정을 일컫는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해방 직후에는 『똘똘이의 모험』과 『진주탑』을 비롯한 라디오 연속극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선집 『심야의 공포』와 모리스 르블랑의 『보굴왕』, 에밀 가보리오의 『마심 불심』 등 장편 번안 소설을 잇달아 출간했다. 창작 소설집으로 『광상 시인』『행복의 위치』『비밀의 문』『부부 일기』『괴기의 화첩』이 있다.
한편 광복 후에는 일제 말기 청춘남녀의 애정과 독립투쟁을 다룬 『청춘 극장』 5부작을 발표했고, 『인생 화보』『백조의 곡』『사상의 장미』『애인』 등 대중적인 장편 소설로 큰 갈채를 받았다. 또한 『검은 별』과 『쌍무지개 뜨는 언덕』 등은 청소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김내성의 장편소설들은 대부분 영화 및 라디오나 텔레비전 방송극으로 제작되어 큰 호평을 얻었다. 1957년 『실낙원의 별』을 연재하던 도중 타계했다.
그의 작품 활동을 높이 인정해 1957년 경향신문사에서 '내성문학상'을 제정하여, 정한숙, 박경리에게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