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향 가득히, 덕진공원
덕진채련, 연향이 멀리 닿길 바라며
저자가 이해한 대로 말하면 뉴트로는 재발견이다. 이미 주변에 있는 사물과 공간과 문화를 다시 보고 현재에 비추어 다시 돌아보고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라는 시간의 낭만과 한계를 이어받아 지금 감수성으로 해석해 같은 공간 속에 함께하는 것 이다.
전주에도 다시 돌아봐야 할 공간이 무궁무진하다. 풍남문이 그렇고, 한옥마을 전동성당과 경기전이 그러하다. 전주를 돌아 흐르는 전주천, 삼천과 전주를 두른 산맥이 그렇고, 종합경기장이 그렇고, 옛 아파트들과 재개발로 마지막을 기다리는 수수한 골목들이 그러하다.
그중에 연향 은은한 덕진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요란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며 지금껏 많은 이에게 푸근함을 선사해준 곳, 시대의 화려함에 밀려 미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곳,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 말이다.
헌데 바로 이런 때에 느닷없이 코로나가 전 세계에 닥쳤다. 한국, 그리고 전주도 예외가 아니어서 예전처럼 바깥 활동을 하기 쉽지 않고 두렵기까지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은 마음 놓고 숨 쉴 공간을 많이 잃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주변과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뉴트로와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둘러보고 보살피고 가꾸고 재발견해야 할 곳은 바로 주변 가까이에 있었다. 잠시 잊었던, 당연해서 지나쳤던 일상과 주변을 둘러볼 기회다.
혹시 글을 읽고 일말의 단서가 있어 덕진공원을 이야기하게 된다면, 내친김에 걷고 싶어졌다면, 더할 나위 없이 크나큰 영광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