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비극
[한국 시나리오 걸작선] 제7권. [한국 시나리오 걸작선]은 한국 영화 역사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신작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다. 휴대하기 편리한 판형으로 만들어, 시나리오를 쉽게 접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제3부두에서 시체로 발견된 노조 지도자의 사인을 주정뱅이 덕호가 밝히려 들자 이에 위협을 느낀 범인 광철은 그를 으슥한 곳으로 유인한다. 격투 끝에 광철이가 죽고 다음날 덕호는 노무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살인범으로 체포된다는 이야기다. 말론 브랜도 주연 [워터 프런트]를 생각나게 하는 사회성 짙은 소재로 상당히 의욕적인 내용이다. [워터 프런트]에서는 부두의 폭력적인 지배에 항거하는 말론 브랜도의 뒤를 이어 궐기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마지막에 나온다. 하지만 [지상의 비극]은 제3부두의 암적 존재를 죽게 한 것 때문에 노무자들이 고마워 하지만 주인공이 살인자로 몰리는, 다분히 패배적인 좌절을 결말에서 보여준다. 김문엽의 데뷔작으로 사회악을 문제극적인 각도에서 다룬 역작이다.